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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 SEJIN
나의 작업의 핵심은 그림을 매개로 잊고 있던 기억을 끄집어내거나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경험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한 장의 사진을 보고 그때의 시간과 기억을 회상해 내듯이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유년기 앨범의 사진을 가지고 그림들을 그려왔다. 직접적인 경험들을 작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위에서 언급한 회상의 경험을 할 수 있다면, 특정 시기나 직접적인 경험과 관련이 있는 사진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사진을 이용하는 이유는 그 자체에 이미 서사가 담겨 있는 이미지이기 때문인데 주로 그 서사성을 담보로 본래의 목적과 시간적 맥락에서 벗어난 어떤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나의 그림이다. 이런 이유로 사진을 활용하는 범위를 넓히게 되었다.
유년기 앨범에서도 집단적인 활동이나 제스처의 이미지를 선택하고 확대하는 방식을 사용했듯이 현대사의 기록사진에서도 관심이 가는 주제나 흥미로운 장면들을 선택해서 회화적인 질감을 덧입힌다. 그러고 나면 그 이미지는 서사를 담보로 한 하나의 그림이 되어 버린다.
현대사의 기록사진을 그린다고 해서 특정 정치적 성격이나 하나의 해석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게 되어 버린다면 그것은 회화보다 다큐멘터리의 형식이 되고 만다. 나는 나의 그림이 아름답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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