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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 SEJIN
어렸을 때 갖고 싶은 것이나 좋아하는 대상이 있으면 그것을 그림으로 그리곤 했던 기억이 있다. 나는 주로 기 록해 두고 싶은 장면 또는 사건들을 그린다. 그것은 그리기라는 방식으로, 그림으로 구체화 된다. 나는 그림을 매개로, 잊고 있던 기억을 끄집어내거나 과거의 시간으로 되돌아가는 회상의 경험을 하고자 한다. 우리가 어떤 한 장의 사진을 보고 그때의 시간과 기억을 회상해 내듯이 말이다. 그림의 대상이 되는 이미지들은 직접 사진을 찍기도 하고, 찍혀진 사진을 가지고 작업하기도 한다. 사진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이유는 사진은 양식화되지 않은 순수하게 대상을 기록하는 유일한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형상을 변형하지 않고 화면에 기록하고자 하는 나의 의도와 일치한다. 이러한 특성과 반대로 사진은 언제나 아쉬움을 준다. 그 아쉬움은 그리는 행위로부터 온다. 나는 직접 대상을 관찰하고 바라보며 손을 통해 섬세하게 조율되는 행위를 거쳐야 비로소 그 대상이 온전하게 나의 것으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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